감기로 하루 종일 집에 있다면, 그것도 더없이 화창한 황금연휴에 미국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뒷골목에서 미래없는 삶을 살아가는 청춘의 사랑을 그린 <스텝업>을 보면, 헐씬 주인공 타일러 게이지의 삶이 이해가 된다.
아프면, 사람은 무력해지고 심각한 자기분열에 허우적거릴 수 있다. 갑자기 세상이 너무나 멀게 느껴지며 혐오스러워지기까지 한다.
<스텝업>의 타일러 게이지는 볼티모어 빈민가를 벗어나는게 유일한 꿈이다. 우연히 최고의 뮤지션들이 다니는 메릴랜드 예술학교에 다니는 노라 클라크를 만나게 된다.
인생은 종종 예기치 않은 우연으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안 좋은 방향이든. 타일러 게이지는 그녀를 만나게 되면서 사랑을 비로소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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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지만, 그들이 추는 스텝들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들의 흥겨운 스텝속에 그들이 느끼는 아픔과 꿈, 그들만의 열광적인 로맨스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물론, 평단의 평가는 좋지 않았으나, 최근 <스텝업2-더 스트리트>가 개봉된 걸 보면, 흥행은 괜찮았던 모양이다. 무기력한 청춘들에게 그 나름대로의 꿈을 심어주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그들의 젊음과 역동, 파워풀하면서 비트감 넘치는 힙합 선율은 색다른 로맨스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