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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4개월 3주 그리고 2일( 4month, 3weeks and 2day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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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이라는 이상한 제목의 영화를 봤다. 2007년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고 배경은 1987년 차우세스쿠 독재정권 하의 루마니아라는 점에 끌려서 선택하게 된 영화였다.

처음 본 화면에서 둘은 많이 분주해 보였다. 담배, 비누, 돈 등을 챙겨야 한다고 정신없이 서두르면서도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노트를 가져가야 할지를 걱정한다. 도대체 어딜 가려는 걸까. 오틸리아는 남자친구에게 급히 돈까지 빌리고, 아마 지상에서 가장 불친절해 보이는 호텔 두 군데를 들러 그중 한곳에 겨우 방을 마련한다.

알고보니 영화의 주된 내용은 임신중절이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 사회에서 여자대학생(가비타)이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되어 불법 임신중절 수술을 받으려고 불법의료인을 은밀하게 알아보고 그를 불러 임신 중절수술을 받는 내용이었다.


이 와중에 불법의료인에게는 임신 2개월이라고 거짓말을 했으나 실은 임신4개월을 넘기고도 또 3주가 지난 상태였고 수술해줄 불법의료인은 수술비가 적은 것을 빌미로 오틸리아의 몸까지 요구하게 된다.


당시의 여대생의 암울하고 불안한 심경을 감독은 계속 배우들의 뒷모습을 카메라로 쫓아가며  급박한 템포로 조산 방식의 낙태수술을 받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렸다.


낙태수술을 받는 사람은 가비타이지만 오히려 오필리아의 심경과 불안함에 초점을 둔 것 같다. 낙태한 아기를 수건에 감싸 밤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묻어버릴(?) 적당한 장소를 찾는 장면에서는 나도 뭐가 뭔지를 어떻게 해야 할 건지 정말 혼란스런 느낌이 들었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왜 포스터에 배우의 뒷모습만 보이게 했는지 궁금했는데 영화를 보고나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대생의 원치않는 임신으로 정상적인 중절수술의 시기를 놓친 4개월에 3주가 지난, 그러니까 5개월된 태아를 돌팔이 의사가 인위적인 방법으로 조산을 유도하여, 임부 자신이 아기를 낳듯 출산하게 하는 기간 2일, 이 모든 과정을 숫자로 의미화 시키고, 은밀, 비밀, 불법그리고 원치않는 임신이라는 어두운 삶의 이면을 인물의 뒷모습으로 상징하였던 것이다.


기본정보
 
장르  드라마, 2008.2.28개봉, 112분, 루마니아
감독  크리스티앙 문주
연  안나마리아 마링카, 로라 바실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