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를 배경으로 판자집이 늘어선 가운데 그 중 아홉가구가 줄줄이 들어산다고 해서 기차집이라 일컫는 장석조네 집에 들어사는 사람들의 연작 이야기 이다. 작가 김소진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면서 지지리 궁상으로 사는 이 마을 사람들의 거칠고 닳아진 삶이 훈훈하면서도 배꼽을 잡게 만든다.
어린 시절 동네 풍경과는 조금 틀리긴 하지만(실제로 내가 자란곳은 슬레트집이 많았다.시대적으로 조금 뒤라 그런가..)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추억이란게 그런걸까, 당시에는 못살고 힘겨워 하고 고통스러웠던 것들도 빛이 바래고 나면 모든 것이 아름답고 정겹게만 느껴진다.
난 이런 글이 좋다. 얼마 전 읽은 이문구 선생 관촌수필과도 좀 비슷한 느낌도 나고, 무엇보다 작가는 30대 중반, 결혼하고 2년만에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아직 살아 있다면 분명 촉망받는 작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매우 안타까웠다.
양은 장수 끝방 최씨... 7
겐짱 박씨 형제... 30
비운의 육손의 형... 47
폐병쟁이 진씨... 75
별을 세는 남자들... 99
두 장의 사진으로 남은 아버지...120
돼지꿈 ... 138
쌍과부집 ... 165
함경도 욕쟁이 아즈망 ... 183
빵 ... 207
저자 | 김소진
도시적 감수성의 개인주의로 무장한 신세대 문학이 득세하던 90년대에 김소진의 작품은 희소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 서민들의 곤궁한 삶과 거대조직에서 낙오한 존재들에 대한 연민 어린 묘사를 통해 공동체적 삶의 현장을 현실감있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 특유의 질박하면서도 다듬어진 한국어는 눈밝은 독자들과 평론가들에게 주목의 대상이었다. 95년부터는 다니던 신문사마저 그만두고 당시 선배와 동료 문인들이 일하던 서교동의 한 출판사 구석에 자리를 얻어 '전업작가'로서의 의욕을 불태웠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암이 그를 덮쳤고, 동료 문인들의 기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97년 4월 한국문학사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