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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면허증

오늘 오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혜경씨가 하는 말
"이번에 선거에 되신 분들은 정말 좋겠어요.. 마치 운전면허증 딴 것처럼 얼마나 좋을까.."
웬 면허증? 뜽금없이 무슨 말인가 싶었다. 선거에 당선되는 것을 면허증 딴거에 비유를 하니 이건 좀 아니다 싶었지만 이내 수긍이 가기도 했다.

정작 본인은 운전면허 합격한 날이 세상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단다. 학원갈 시간이 없어 사사로 배우고 있었는데 그 사람한테 돈만 떼이고 세번을 장거리에서 연거푸 떨어지고 나서 받은 면허증이라 더 없이 소중하고 모든 것을 다 얻은듯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란다.

그렇다면 선거에 당선된 사람들도 역시 주어진 임기동안 국민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고 마음먹자면야 당선이 곧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을터인데 일단 그부분은 차치해 두고라도 지금 당장은 그렇게 좋을 수 밖엔 없을 것이다.뙤약볕에서 목이 쉬도록 한표를 외치고, 사람들을 만나 악수하고, 인사하고..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당선이 되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말이다.

곧이어 드는 생각이.그럼 난 요즘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하고.. 감탄을 하면서 살았던 적이 요 몇년간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감탄은 커녕 비명을 지르지 않고 사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한지가 언제부터였던지..

그러고 보니 내게도 면허에 합격했던 적도 있었고..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게 된 적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했던 적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감탄과 환호 속에서 이루어졌던 일들이 지금은 아득한 꿈결같기만 한 것일까.. 왜 요즘은 환호를 지를 정도로 즐거워 해야할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느냐는 말이지..

내가 노력을 안해서 일까.. 무언가를 얻기위해 노력을 안했기 때문에 내겐 환호를 지를 일도 기분좋을 일도 없는 것일까.. 이미 주어진 직장에서 고냥고냥 일만하고 나면 월급 나오고.. 이제는 내것이 되어버린 사람이니까 내가 노력할 일도 없는 것이고 그래서..이런 느낌이 들었던 것일까..

감탄과 환호가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흘렸을 땀과 노력에 비례한다면 난 이제 뭘 위해 노력을 해야 할까. 내가 너무 좋아라 하면서 환호를 지를 그것이 뭐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