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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오월 첫 산행 때에 천진암까지 올랐다, 기진맥진하여 돌아 왔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다른 여러 산을 오른 후에 신어산 정상에 올랐을 때 그 기쁨은 컸다. 옛 가야를 보는 듯한 시원한 바람이 신어산 정상에 불었다. 그 땐 가을이었다.
유래
신어산은 가야 제국의 진산(鎭山)이다. 옛 가야 제국의 500년 역사를 굽어볼 수 있는 불교적인 부드러움이 연상되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산이다. 이 산자락에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황후의 오빠 허보옥(장유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고찰 은하사가 있고, 산 이름도 이 절에 있던 ‘신어(神魚)’문양에서 유래되었다.
고구려 소수림왕 때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해졌다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소수림왕(小獸林王)의 재위기간은 371년~384년이고, 가야 수로왕의 사망은 199년으로 약 200년은 앞선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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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약수터에서 식수를 채우고 동림사 입구를 지나면 은하사에 닿는다. 절집 뒤편에 마치 병풍처럼 드리워진 신어산과 군무와도 같은 바위군상들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 도로로 나와 오르면 천진암 입구 주차장에 닿고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천진암에서 바라보는 고요한 동림사와 듬직 듬직한 바위들은 영화의 한 장면이 되고도 남는다. 암자 왼쪽을 가로지르며 길이 이어지고, 나무계단이 깔린 산길을 쉬엄쉬엄 오르면 이내 헬기장이 있는 신어산 주능선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50분 정도 소요된다. 처음 찾았을 때는 여간 숨이 차지 않아 여기서 하산했다.
신어산의 주능선은 산책로마냥 편안하다. 오른쪽 멀리로 평평한 신어산 정상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구름다리를 지나며 아름다리 숲들을 걷다 보면 너른 광장에 닿는다. 장유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영구암에서 올라오는 길이 나 있다. 여기서 부터 정상은 헬기장 너머로 한 달음이다.
정상에서 진행방향으로 내려서면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상동면 매리로 이어지는 낙남정간길과 선암다리, 즉 돛대산으로 이어지는 신어산종주 코스로 갈라진다. 오른쪽 선암다리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약 30여분 내려서면 임도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김해대학을 거쳐 화인아파트로 하산하게 되고, 계속 직진하여 나아가면 선암다리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를 걷게 된다.
조망
신어산은 산 아래 김해시가를 기암괴봉으로 품에 안아 넓은 김해평야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어산 정상에서의 조망의 백미는 유장하게 흐르며 대양으로 흘러들어가는 낙동강과 독수리의 머리를 닮은 금정산 고당봉의 모습이다.
낙동강 건너 부산시내와 을숙도가 있는 낙동강 하구의 바다까지 볼 수 있어 시원한 조망을 자랑한다. 서남으로 잔해 창원 마산 등 세 도시가 가까이에 있지만, 대암산 불모산등 제법 높은 산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북쪽은 첩첩산이다.
산세는 둥글게 퍼져 있지만 주능선은 동서로 길게 뻗쳐있고, 최근 중국 민항기가 추락한 돛대산이 신어산 바로 남쪽에 이어져 있다.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 촬영지인 신어사는 영화에서 보듯 산을 오르며 고찰의 아름다움도 감상할 수 있다. 은하사 위의 바위벼랑 사이에 자리한 영구암에서는 맑은 날 현해탄 건너 대마도가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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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높이 630.4m
위치 경남 김해시 삼방동과 상동면의 경계에 동서로 뻗은 산.
등산코스
신어산 산행은 산길이 갈래가 많아 짧게는 2시간 길게는 5시간까지 늘이거나 줄일 수 있다. 은하사나 동림사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다른 절로 느긋하게 내려오면 가족 산행지로도 좋다.
1. 주차장 - 은하사 - 천진암 - 헬기장 - 출렁다리 - 영구암 갈림길 - 고스락 - 초원 삼거리 - 삼림욕장 - 동림사 - 주차장, 또는 그 역순 :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짧은 시간 가볍게 산행을 마칠 수 있다.
2. 지내동 - 돛대산(380m) - 377m봉 - 동림사 잘록이 - 초원삼거리 - 고스락 - 출렁다리 - 헬기장 - 천진암 - 은하사 - 주차장 ( 약 4시간30분- 5시간 )
산행일 : 2007. 가을. 2007. 5. 27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동김해IC∼인제대 지나 갈림길∼은하사>
동김해 나들목에서 김해시가로 들어가 첫 신호등에서 계속 직진하면 약 5분 뒤 왼편에 인제대학교가 나온다. 학교 정문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약 200m 가면 신어산과 은하사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가면 하키 경기장과 가야연수원을 지나 주차장으로 오르게 된다.
- 수로왕은 수릉(首陵)이라고도 하며 김해김씨의 시조이다. 42년(신라 유리왕 19) 금관가야 9부족의 추장인 9간(干)이 김해 구지봉(龜旨峰)에 모였을 때 붉은 보자기에 싸여 하늘로부터 내려온 금합(金盒) 안에서 해처럼 둥근 황금알 여섯 개를 얻었다. 반나절 만에 여섯 개의 알은 모두 사람으로 화하였는데 수로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키가 9자[尺]이고 팔자 눈썹이며 얼굴은 용과 같이 생겼는데, 처음으로 사람으로 화했기 때문에 '수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 달 보름에 9간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으며,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 허황옥(許黃玉)을 비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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