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이만한 영화도 보기 힘들다 <가루지기>

어린장미 2008. 5. 4. 15:45

외화가 판치는 극장가에 오랫만에 볼만한 한국영화가 개봉되었다. 물론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지만, 두시간 정도를 웃는데는 제격인 영화는 <가루지기>가 아닐까 한다.

주인공이 변강쇠다 보니 자연이 그동안 많이 만들어진 이대근류의 영화가 아닐까 막연히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만한 소재를 갖고서 영화를 저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에 신선함을 느꼈다.

허다한 삼류 에로물과는 다른 짜임새를 갖고서 접근한 것이 런닝 타임 2시간을 지겹지 않게 만들었다. 봉태규의 연기도 변강쇠를 현대에 살려내는데 성공한 듯이 보인다. 그리고 달갱역을 맡은 김신아의 연기도 좋았다. 그녀의 유연한 춤동작도 볼거리였다.


<왕의 남자>에 나왔던 오달수와 김기현의 연기도 시대극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전통적인 변강쇠 야담을 따왔지만, 약간 현대적으로 각색한 점이 이채롭다. 무늬만 변강쇠였던 강쇠는 어느 날 음양통달 도사에게서 비책을 듣고 상상을 초월하는 지상 최대의 슈퍼맨으로 재탄생한다.

영화에서 흥겹게 들을 수 있는 판소리와 아낙네들의 가무, 극에 어울리는 오케스트라 연주, 그리고 발칙한 상상력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들을 가볍게 듣고 있노라면 두시간은 어느 새 흘쩍 지나가버렸을 것이다. 또한 윤여정의 전라연기와 뮤지컬 배우인 전수경의 판소리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정보
코미디, 드라마,  한국, 120 분, 개봉 2008.04.30
감독 신한솔
출연 봉태규(변강쇠), 김신아(달갱), 오달수 강쇠 형 강목 역, 윤여정 할멈역, 송재호 노승 역, 전수경 주모 역, 김기현 봉사 의원 역
국내 18세 관람가
관람일 : 2008. 5. 3(토) 10:50 시네마7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