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고독의 심연 <나는 전설이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5. 12. 00:35

주말에 꽤 좋은 영화 두편을 보았는데, 그 중 한편이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다. 이 영화는 윌 스미스를 위한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몇 몇 신을 제외하고는 윌 스미스가 혼자 나오는 것으로 영상은 채워진다. 윌 스미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맨하탄 대피 장면이나 네빌이 가족과 작별하는 장면은 매우 감동적으로 와 닿는다. 윌 스미스의 7살 딸 윌로우 스미스가 영화에서도 윌 스미스의 딸로 출연하여 사실감을 더하는 것일까. 다만, 맨하탄 대피 장면은 톰 크루즈의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의 대피장면과 흡사하긴 했지만, 스펙타클은 좀 떨어졌다.

이 영화에서 윌 스미스는 줄곧 대화가 아닌 캐릭터의 육체적 심리적 상태를 훌륭하게 관객과 소통하고 있었다.  생존하기 위해 그가 보여주는  연기력은 인간을 생각케하는 진지함들이 숨어 있었다.

선착장에서 해가 가장 높이 솟아 올랐을 때, 그가 하는 방송들은 실상은 관객들에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 듣고 있다면, 응답하라.” , "You're not alone"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독일까..


그와 함께 고독을 나눠는 <샘>이라는 개도 그의 고독을 느끼고 있었을까. 변형인류라는 좀비들은 그의 고독을 알고 있었을까. 이 영화에는 화려한 CG나 스펙타클한 액션같은 것은 없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무언가 진한 여운이 남는다.

다소 생뚱맞은 시나리오임에도 관객들에게 무언가 짙은 질문들을 던지며, 윌 스미스와 고독을 나눌 것을 권하는 듯 하다. 폐허가 된 뉴욕의 한 선착장에서 골프를 하는 윌 스미스. 그의 고독한 몸부림은 바로 우리들의 것인지도 모른다.

관람일 : 2008. 5. 10(토) DV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