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볼
'몬스터스 볼(Monster's Ball)'은 영국에서 사형수에게 형 집행 전날 밤에 열어주는 파티를 뜻한다고 한다. 사형수에게 과연 전날의 파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햇지만 어쩌면 사형수에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밤에 뭔가 할 수 있는 시간을 베풀어주려는 뜻은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영화속에서의 사형수는 몬스터 볼을 갖지는 못한다. 대신, 살아남은 사람들이 마치 사형직전의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처 가득한 사람들이 걸어가는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결코 영화는 급박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보수적이면서 인종차별주의자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행크,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가 교도관인 집안 가풍, 결국 그들만큼 독하지 못해 결국 자살까지 하게 되는 아들 소니 와 사형수 남편을 둔 흑인 여인 레티샤와 비만증에 걸린 그녀의 아들..
그들의 대사는 덤덤하고 느리고 위태로와도 보이지만 배우들의 이해력 깊은 연기로 건조하지만 고통스러운 그러면서도 절망적이지 않은 헐리우드의 수작이라고 감히 자평 하고 싶다.
직업 윤리에만 충실할 뿐 죽음에 무감각한 행크의 얼굴은 무표정 그 자체다. 그러나 그가 인종 차별의 편견에서 벗어나고 레티샤를 돌봐주고자 할 때,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나타난다. 행크가 웃음을 지어 보이는 때는 딱 2번분이다. 레티샤와의 정사 속에서 ... 항상 이 둘은 서로 묻는다. 괜찬아요? 또는 괜찬겠어요? 라고...
서로의 존재 속에서 위안을 받는 사람들.. 그들의 정사를 보고 있으면 세상이 끝나도 좋을 것처럼 강렬하다. 오직 둘외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 레티샤는 오직 사랑받고 싶고, 보살핌을 받고 싶고,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행크를 받아 들이고 행크 또한 그런 그녀를 위해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몬스터 볼(Monster's Ball, 2001)
드라마 | 111분 | 18세 이상 | 미국 | 2002.10.25 개봉
감독 : 마크 포스터
출연 : 할리 베리, 빌리 밥 손튼, 히스 레저, 퍼프 대디, 피터 보일
줄거리
사형수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사형수인 남편 로렌스를 11년째 면회해온 레티샤. 이번 면회를 마지막으로 왠지 그의 사형날짜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못다받은 아빠의 사랑을 초콜릿으로 해소하는 어린 아들은 점점 더 초콜릿 중독이 되어 가고... 그녀는 아들이 '검둥이인 것도 모자라 뚱뚱하기까지 하다'는 주위의 놀림을 받을까 늘 속상하기만 하다. 그날 이후... 내게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 남편이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찌든 가난으로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생활을 시작한 레티샤. 설상가상으로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밤, 아들마저 뺑소니 사고로 피범벅되어 쓰러지고 만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