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
- 문재인, 책중에서 -
노무현재단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내놓은 ‘정본 자서전’이란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후, 그에 대한 책들이 숱하게 나왔지만 나는 별 관심을 주지 않았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니, 그런 목적으로 나온 책은 없길 바라지만, 왠지 읽고 싶지가 않았다. ‘편승’ 혹은 ‘기회’라는 생각이 이유다. 또, 언제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에 관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의 책 출간을 자제해달라고 말한 것을 듣기도 했다.
-유시민, 책중에
유시민 전 장관이 1인칭으로 책 전체를 ‘정리’했다. 스스로 겪은 일이 아닌 일을, 스스로 겪었던 일인 것처럼 서술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디까지가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기록한 것이고, 어느 부분이 ‘정리’한 사람의 판단이 들어갔을지, 나는 모른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며 간간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관심을 끊고 잊고자 했던 무리들에 대한 감정도 꿈틀댔다. 알량한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교묘한 술수를 부리는 그들이 참 싫고, 그것을 옳은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거는 그들이 불쌍하다. 늘 그들의 반대편에서 원칙과 이상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었나 싶다.
- 책중에서 -
여기까지가 책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인간 노무현에 대해, 변호사 노무현에 대해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 나는 아는 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는 바가 별로 없는 이유는 알고 싶은 동기가 미약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그에 대해 듣기는 했으나, 그런 정보를 생산한 자들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가 겪었던 시대 상황과 내가 살아온 시간도 많이 다르다.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 내가 누렸던 권리를 당연한 것으로만 여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이제는 비교대상이 생겨서 그런지, 그가 참 훌륭한 대통령이었다는 주관적 판단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