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동네 미용실에 아가씨가 바꼈다. 전에 일하던 아가씨는 결혼으로 그만두고 며칠동안 같이 일할 사람 구하기에 전전긍긍하던 미용실 원장은 나이는 좀 들었지만 아가씨는 아닌 아주머니로 일할 사람을 구하게 됐단다. 미용실에서 자주 보는 세련되고 섹쉬(?)한 느낌은 아니지만 손님들에게 친절히 대해주려는 마음새가 좋아 보이는 사람이다.
난 미용실에 가는 걸 좋아한다. 모든 여성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미용실에 가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어느 순간에 다 날아가 버리고 새로이 뭔가를 충전시키고 온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게다가 내게 특별히 말을 걸지 않는 이상은 머리를 하는 내내 신간 잡지도 볼 수 있고 커피도 한잔 하면서 무념 무상의 세계에 빠져 들 수 있어 더 없이 편한 곳이다.(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다)
그런데 이 새로 오신 여성분은 짐짓 내게 관심이 많은 듯 보였다. 다른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릴없이 잡지책을 들척이는 내게 무슨 일을 하는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수도 없이 물어 본다. 손님 관리 차원에서 그러는가 싶어 적당히 대꾸를 해준다.. 갑자기 “요즘 외로우신 가봐요” 그런다...허걱..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도 모르게 “어떻게 아셨쎄요???” 자주 놀러오라며.. 자기가 말동무가 되어 주겠다는 친절한 말까지 덧붙여 준다...
얼굴에 씌어 있기라도 한건지... 내 속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얼굴에 웃음이 많은 사람은 웃음 뒤로 슬픔을 숨기고 있다고 한다. 그 슬픔을 남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웃음을 많이 지어 보인다고 하는 데 내게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아 새삼스럽다.